이용우 의원의 ‘G 문건 공개’,
이재용 부회장 기소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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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우 의원, 삼성그룹 미전실 작성 추정되는 소위 ‘G 문건’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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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 뿐만 아니라 “지배력”강화와 “승계”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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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 이후 본격화된 이재용 승계 작업의 원초적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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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속히 이 부회장 기소하고, 국회는 상장회사법 통과시켜야
- 어제(8/25)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고양시정)은 국회 정무위원회 질의를 통해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검토」(이하 “G 문건”)을 공개했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2012.12.경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G 문건은 그동안 일부 내용이 언론(https://bit.ly/3guxj9B)에 단편적으로 공개되기는 했으나, 그 원본 내용의 대부분(총 35쪽중 34쪽)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 문건에는 박근혜 대통령 집권 이후 강화될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대응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대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를 준비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의 합병을 핵심으로 하는 지배력 강화 방안은 그 후 실제로 2015.7. 삼성에버랜드의 후신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실현되었다.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 회계사)은 이번에 공개된 G 문건이 지난 2020.7.29. 배진교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공개한 「M社 合倂 推進(案)」 (이하 “M 문건”)보다 시기적으로 선행하는 것으로서 2014년 이후 본격화한 이재용 승계 작업의 원초적 설계도라는 점에 주목하고, 검찰은 지체없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것과 국회는 이용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장회사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 G 문건이 작성된 직접적인 계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이후 강화될 경제민주화 조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한도 하향 조정,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정책이 도입될 경우 대주주 일가의 증여세 부담이 증가하고, 삼성전자 등 그룹의 핵심 계열회사에 대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등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G 문건이 단순히 경제민주화 조치에 대한 수동적 대응만을 검토한 것은 아니다. G 문건은 지배력 강화와 승계 준비를 위해 계열사간의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설립 검토 등 경제민주화 조치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계열회사의 재편 계획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G 문건은 삼성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향한 가장 원초적인 설계도인 것이다.
- G 문건에서 지배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의 합병이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하지 못하는 반면,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이 직접적으로 지배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의 제2대 주주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획득하는 승계 작업의 핵심이었다. G 문건에서 두 회사 간의 합병이 언급된 대표적인 부분은 아래 <그림 1>과 같다.
<그림 1> G 문건에서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의 합병을 언급한 부분
출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검토」, 제17쪽
- 위 <그림 1>을 보면 두 회사의 합병에 의해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 회피와 함께 합병의 핵심 목표임을 알 수 있다. 즉 2015.7.에 이루어진 제일모직(삼성에버랜드의 후신)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두 회사 사업부문간의 시너지 제고 등 대외적으로 표방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때문에 추진된 것이었음을 여기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G 문건은 두 회사 간의 합병이 실현될 경우 2012.12. 당시의 그룹 구조와 지분율 상황 하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명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림 2> 참조)
<그림 2>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의 합병시 총수 일가 지분율의 변화
출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검토」, 제18쪽
- G 문건은 또한 2012년말 시점에서 상정 가능한 승계 작업에 대한 밑그림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 핵심은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고 그 대금으로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었다. (<그림 3> 참조) 다만 이 계획은 이 회장이 2014.5.10.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짐에 따라 실제로 추진되지는 못했다.
<그림 3> 승계를 위해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활용한 지배력 강화
출처: 「기업지배구조 개선 방안 검토」, 제27쪽
- 이번에 공개된 G 문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부당 승계와 관련하여 국민들에게 공개된 세 번째 내부 문건이다. 2018.11.7.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구을)이 공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부 문건이 그 첫번째이고, 2020.7.29. 배진교 의원이 공개한 M 문건이 두 번째이고, 그 뒤를 이어 이번에 G 문건이 공개된 것이다. 문서의 작성 시기로 보면 G 문건이 2012.12.경이고, M 문건이 2015.4.경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문건이 2015.8.~2015.10. 동안에 작성되었다. 이들 문건은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라는 거대한 사건에서 각각 ▲원초적 설계도 ▲구체적 실행 전략 ▲사후 부정 은폐 등의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빙산의 일각들이다. 이들 자료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가 계열회사들의 사업상 필요와는 무관하게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사기적 부정거래와 분식회계 등 불법적 방식으로 자행되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미 발생한 불법 승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사법처리하고, 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더 이상 기업경영과 자본시장의 투명성을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바로 이런 의미에서 경제민주주의21은 ▲검찰은 지체없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것과 ▲국회는 이용우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장회사법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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