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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교수 페이스북] “제목: 여보 미안해”

2020년 09월 18일

(이 글은 서민 교수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여보 미안해”

서민 교수

 

여보 내가 오늘 아침 급히 나가다가 현관문 부쉈잖아?
먼저 여보한테 미안하단말 올릴게.
그동안 내가 인내하며 말을 아낀 건,
문 수리하는 아저씨가 왔을 때 영향을 주면 안된다는 우려 때문이었어.
양손에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있었지만,
현관문을 여닫을 땐 규정된 절차대로 했어.
여보의 의심대로 내 잘못이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문 수리 아저씨가 조사할 테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어.
난 원칙주의자라 어떤 급한 상황에서도 원칙을 지켜 문을 열고 닫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이것이 내가 재활용 쓰레기를 전담하는 이유이자 목적이야.
이런 말까진 안하려 했지만, 사실 내가 얼마 전부터 발에 무좀이 생겼어.
나을 때까지 재활용을 안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아내를 학대한다고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재활용을 버린 거야.
그런데 뭐가 미안하냐고?
나도 그걸 잘 모르겠어.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현관문은 나중에 고쳐도 되지만, 검찰개혁은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거, 여보도 잘 알고 있지?
기필코 완성하자. 검찰개혁.

 

 

출처 및 원문 링크: 

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3492261817499285&id=100001465033344

 

 

기사 참조: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25&aid=0003035054&date=20200914&type=1&rankingSeq=9&rankingSectionId=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