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 수사 및 동일한 방식의 민관 공동개발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전수조사를 요구한다
-
“단군 이래 최대의 공익환수” 사업설계 당사자 주장 검증해야
-
소수 투자자에 과도한 개발이익 보장 및 독식을 방조한 책임 물어야
-
대장동 개발사업 “공익환수” 모델 절대 반복되어서는 안 될 일
-
일확천금을 노리는 민간사업자 사익 추구에 공공부문 편승 막아야
1.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최근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수많은 취재와 분석 기사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며 의혹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여·야가 서로에게 비리 의혹의 책임을 전가하며 “게이트” 정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산파 역할을 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 사업의 성공을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로 선전해왔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업의 성과를 마음껏 홍보한 것이 도지사 당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주지의 평가다. 당내 경선을 시작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이 불거지자 이재명 지사는 최근 한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사업설계자라 자처하고(https://bit.ly/3CRwyTG)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 사업” (https://bit.ly/3EYKywT)이라 치켜 세우며 논란을 일축하고 있다.
2. 대장동 개발사업이 “단군 이래 최대의 성공적 공공개발사업”이라는 사업설계 당사자의 주장은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온갖 억측과 확인되지 않는 의혹들이 창궐하며 대선 정국의 혼탁한 정쟁에 이용되고 있어 유권자들을 미혹에 빠뜨리고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 혹세무민의 정치가 조장하는 혼란을 막으려면 첫째, 민간사업자 선정과정과 계약 내용이 적절한 것이었는지, 사업 진행 과정에서 감독과 운용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밝혀내어 사업구조가 애초부터 공익이 아니라 화천대유의 이익을 위해 설계되었다는 의구심이 해소되어야 한다. 둘째,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하여 수사를 의뢰한 만큼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의 모든 자금거래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발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법조계와 정치권 유력 인사들에게 왜, 어떤 근거로 거액의 보상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유력한 여권 대선 후보가 내세우는 치적에 대한 정확한 검증은 단순히 음해성 네거티브 공격으로 치부될 수 없으며 또한 그렇게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3.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 회계사)은 이번 사건을 대규모 개발사업마다 등장하는 정치권과 공공기관이 연루된 전형적인 토건 비리 사례로 규정한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프로젝트회사인 성남의뜰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 책임을 맡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쥐꼬리만큼 출자한 소수주주인 화천대유라는 개인회사와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 특정금전신탁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개발이익을 보장하고 그들이 개발이익을 독식하도록 방조한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본다. 민관 공동 도시개발은 공공부문의 주도와 지원을 전제로 한다. 50%+1의 지분을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공익이 아니라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개발이익 실현을 보장하는 용도로 공공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떨어진 떡고물을 개발이익 환수로 포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4. 대장동 개발사업의 “공익환수” 모델은 절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현행 민관 공동 도시개발 모델에서 민간과 공공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설립한 프로젝트투자회사는 명목상의 사업시행자이며, 공공부문이 선정한 민간사업자가 개발사업을 전담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그 수익을 민간과 공공 출자자가 나누어 갖는다. 공동출자를 기반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민간 협력 모델에서는 개발이익이 늘면 공공이 챙겨가는 몫도 늘어나기 때문에 민간과 공공이 개발이익 극대화 목표를 향한 이권 공동체가 되어 공공부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민간사업자를 통제할 이유가 없다. 그로 인해 공공성이 수익성에 포획되어 민간사업자의 개발이익과 도시개발사업의 공적 이익을 동일시하게 된다. 민간개발사업에서 단골메뉴처럼 등장하는 개발 사업권을 얻기 위한 온갖 부정·비리와 토지 투기, 분양가 폭등, 주변 지가 상승 등의 부작용이 민관 공동개발 사업에서도 그대로 반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5. 민관 공동개발이라는 허울을 쓴 정치권·공공부문과 민간사업자의 야합이야말로 망국적인 ‘부동산투기공화국’을 영속시키는 원동력이다. 그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 한다. 이재명 지사측이 민간개발을 공영개발로 전환한 것을 대단한 공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민관 야합에 의한 이권 공동체의 실체를 덮으려는 시도이며, 공공부문도 “5,5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긴 것을 공익환수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익을 가장하여 사익 추구를 옹호하는 견강부회, 지록위마라 할 것이다.
6. 경제민주주의21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전모를 밝히기 위한 특검 수사와 대장동 개발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 민관 공동개발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전수조사를 요구한다. 특검 조사와 감사원 전수조사는 이번 대장동 사태에서 또다시 확인된 망국적인 토건 비리 관행과 부패구조를 끊어내기 위한 험난하고 긴 여정의 첫걸음이다. 공공부문이 일확천금의 개발이익을 노리는 민간사업자의 사익 추구에 편승하여 전국을 부동산 투기의 장으로 만들고 집값 폭등을 방조하는 것을 막으려면 토건 비리 세력에 대한 단호한 처벌을 넘어 현행 민관 공동 도시개발 정책과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것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