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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228_추락하는 한국경제, 날개는 없다

2024년 12월 28일

추락하는 한국경제, 날개는 없다 (조혜경)

 

윤석열 대통령이 벌인 불장난 같은 12.3 사태는 국내 금융시장의 “블랙스완”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는 일(unknown unknowns)”이 벌어진 것이다. 그런데 블랙스완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그 충격은 예상외로 크지 않았다. 권력공백 상황에서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시장을 안정시키고 대외신인도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정부당국의 노고가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내란사태 훨씬 이전부터 주가와 환율이 모두 무너져내리는 중이었다는 웃푼 현실이 있다. 체력이 고갈되어 고꾸라져 있던 탓에 얼굴을 향해 정면으로 날린 블랙스완의 강력펀치가 허공을 친 꼴이다. 내란사태로 가속이 붙어 추락 속도가 훨씬 가팔라졌을 뿐이다. 

한국증시는 진작에 심리적 저지선인 2400을 향해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었고, 환율도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하며 뉴노멀의 시작을 알렸다. 오죽했으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작년 초부터 내도록 경제지표가 최악이라며 제2의 IMF가 걱정된다고 했겠는가? 정부여당은 과도한 선동이라 맞받아쳤지만,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지고 있다는 것은 모든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객관적 사실이다. 내년 조기 대선으로 탄핵 정국이 종식되어 한국경제가 정상궤도를 찾아간다고 해도 한국경제의 추락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이 뚜렷한 고장신호를 보내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출범 때였다. 한국정부가 이를 모를리 없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 시장중심 성장 모두 이념만 쫓다가 헛발질로 끝났다. 문재인 정부는 무능했고, 윤석열 정부는 한심했다. “경제는 보수가 낫다”는 신화도 산산조각났다.  

3년으로 단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2022년 대선에서 맞붙었던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다.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의 10대 정책 공약을 찾아보니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 주가지수 5000으로 세계 5강 달성”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명박의 747처럼 허무맹랑하다. 개발독재도, 사회주의 계획경제도 아닌데 정부가 목표치대로 경제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걸까? 추락하는 한국경제에 필요한 날개는 멋진 신세계에 대한 약속이 아니라 명을 다한 과거의 성장공식과 헤어질 결심이다.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끓어넘치는 자신감의 순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