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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240912_텔레그램에 관한 이준석의 질문 생각해보기

2024년 09월 12일

텔레그램에 관한 이준석의 질문 생각해보기

 

최근 국정감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텔레그램 관련해 질문을 했다. 8월25일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가 체포되고 텔레그램 코인(TON)이 폭락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무슨 일이 있었나?

메신저 앱 중에서 텔레그램은 수사협조를 전혀 안한다. 2019년 N번방 사건이 터진 후에도 똑같았다. 올해 5월 서울대생이 동문 여성들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유포했다고 잠깐 논란이 됐지만, 텔레그램 방에 잠입해서 친분을 쌓고 “만나자” 해서 잡았을 때만 뉴스에 나온다. 텔레그램 이용 범죄를 신고하면 수사기관도 돌려보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런데 8월 ‘텔레그램 딥페이크 음란물 피해자 학교’로 중학교, 고등학교 명단이 인터넷에 뜨면서 정부가 나선 모양이다.

역시 정치인답게 이준석 의원은 “범죄자는 처벌되어야 하고 텔레그램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텔레그램을 차단하는 것은 독재국가나 하는 짓이고, 범죄 방조로 처벌하면 과잉규제”라며 모든 입장을 감싸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결론은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 보인다.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는 것. 국무총리, 경찰청장, 법무부장관, 방통위원장(직무대행)의 말은 “계속 협조를 요청했지만 조치를 안해준다”로 요약된다.

그래도 경찰은 ‘문제의 방을 텔레그램에 알렸는데, 폐쇄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그때부터 범죄를 인식한 것이니 방조죄로 텔레그램 법인을 수사한다는 방향을 세운 모양이다. 프랑스 정부가 두로프를 체포한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사실 법이 메신저 앱에 요구하는 것은 상식적이고 간단하다. 이것을 이준석 의원의 질문 3가지를 가지고 이해해보자.

질문 1. “마약이 국제우편으로 거래된다고 우체국이 마약 방조죄입니까?”

어떤 사업이든 악용될 고유한 위험에 맞는 관리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은행이 자금세탁 감시를 하고, 온라인 쇼핑몰이 상품에 대한 광고 검수나 민원 중개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과거 국회의원들이 “음식 먹고 배탈나면 배달앱 책임”이라고 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니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된다. 방통위는 “텔레그램에 불법 촬영물 삭제나 유통 방지 의무를 부여하는 방법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질문 2.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아십니까?”

전체 대화가 암호화되면 회사도 내용을 알 수 없다. 텔레그램의 일반 채팅방, 채널은 아니고, 비밀 채팅방이 종단간 암호화된다고 한다. 그것과 상관없이, 회사는 신고를 받아 폐쇄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두어야 하며, 영장에도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에 불응한 시점부터는 해당 범죄의 방조가 될 수 있으니, 경찰이 이제부터 법대로 해보겠다고 한 것이다.

프랑스는 텔레그램의 자금 세탁 방조까지 수사하고 있다. 텔레그램이 발행한 코인으로 불법 거래를 하면 익명인데다 빗썸 같은 거래소에서 쉽게 환전할 수 있어서 좋다. 두로프는 ‘철처한 보안 기술’ 이미지로 코인을 팔아서 엄청난 돈을 가져갔다. 유럽법은 온라인 플랫폼이 ‘적절한 범죄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연매출 6%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지만, 코인 판 것은 텔레그램 서비스 매출이 아니라 쉽지 않아 보인다.

질문 3. “학교 폭력이 있다고 학교를 없애나요?”

이 부분이 핵심이다. 의무는 위반시 제재가 없으면 소용이 없어진다. 텔레그램이 협조를 안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가? ‘가만 놔두기’와 ‘없애기’ 사이에 있는 다양한 수단들을 총동원하되, 두로프에게 먹힐 만한 것이어야 한다. 두로프가 프랑스에서 체포된 이후 이후 텔레그램은 FAQ에서 ‘불법컨텐츠는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이와 관련된 요청을 처리하지 않습니다”는 답변을 삭제하고, “텔레그램 앱의 ‘신고’ 버튼으로 회사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로 변경했다. 우리나라의 요청은 두로프에게 씨알이 먹힐까?

국민에게 달려있다. ‘언론의 자유 탄압’이라는 말에 넘어가지 말자. 그 사람이 무슨 발언을 해서, 자유 투사로 활동해서 잡혀간 건가?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면 당장 국가가 내 사생활을 감시하게 되는 양 혼동해서도 안된다. 사람들이 그러고 있으면 국무총리, 경찰청장, 법무부장관, 방통위원장이 뭘 할 수 있겠나? 그래도 언론의 자유를 대변하다 체포되는 봉변을 당한 두로프가 풀려나려고 보석금을 74억원이나 낸 것이 불쌍한 사람들은 그를 위해 텔레그램 코인을 사주자.

예자선 변호사ㆍ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 소장

출처 : https://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44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