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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221004_[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대단히 무례한 짓

2022년 10월 4일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대단히 무례한 짓

 

‘뇌물혐의’ 은수미 전 성남시장, 징역 2년 법정구속, 뇌물수수 혐의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불구속 기소, ‘부동산 투기’ 전 양구군수 구속기소, ‘토석채취 허가 뇌물수수’ 김준성 전 영광군수 구속기소, 한규호 전 횡성군수, 징역 6개월에 법정 구속…‘불법 취업’ 혐의, 조폭 동원해 기자 협박한 前의령군수, 위증교사죄 추가…징역 8개월

검색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기초자치단체장들의 비리 등 연루에 따른 기소 혹은 구속 기사이다. 꼭 기초단체장뿐만 아니라 광역단체장으로 눈을 돌리더라도 민선 7기에서만 서울, 부산, 충남 단체장이 성 비리와 관련 중도 낙마하였으며, 전 경남 도지사는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직업 혹은 직능별로 나누어서 판단해본다면 지방정부의 수장들만큼 빈번하게 구속기소 되는 영역이 또 있을까 싶다. (중략)

필자가 종사하는 세무 업무 영역에서도 가급적 지방세 관련된 일을 맡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점을 지적해 보자면 국세에 비하여 담당자의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타 지자체와 대비하여 처분의 통일성이 매우 떨어져서 세무대리인 입장에서는 투입 대비 효율성이 매우 떨어진다. 이는 세무 업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지자체들이 각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어서 권역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을 관리 감독과 집행을 하고 있음에도, 명목상 재량의 이름으로 실상은 업무에 대한 무지와 결탁 등으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구체적인 사례를 좀 더 적나라하게 들어보자. 바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 시절 이야기이다. 이재명 대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성남시장을 연임하였다. 그가 재임한 8년 동안 일어났던, 또 현재 지면을 장식하는 사건들을 열거해 보면 무엇보다 대장동 개발 사업 논란을 첫 번째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백현동 옹벽 아파트 관련 특혜 의혹, 이재명 대표를 공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하였다는 성남FC 후원금 논란과 배우자를 둘러싼 위법 의전 및 불법 사역으로 인한 국고 손실 의혹 등 다채롭기조차 하다.

돌이켜 생각해 보자. 수도권에 위치한 성장일로의 핵심 도시에서 항상 권력을 어항 속 물고기 마냥 지켜보고 있는 언론과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행정을 감시하는 시의회가 있는데도 이와 같은 일이 가능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기실은 이에 덧붙여 광역단체에서도 기초단체를 들여다볼 수도 있으며(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남양주시에 대해 실시했던 감사처럼), 국회와 감사원도 지켜볼 수 있다. 심지어 경찰과 검찰은 수사라는 수단을 통해서 부정과 비리에 대해 법적 처분을 할 수 있다.

의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과거 이재명 대표의 행적을 찾다보면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6년 성남시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에 대하여 행정자치부의 감사와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올 즈음, 난데없는 ‘지방재정 개편안 반대’를 들고나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방자치 죽이기에 항거하는 사이 정부는 행정자치부와 검찰을 동원해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 (성남시 공무원들은) 부당한 감사와 수사에 응하지 말라”

이는 마치 행자부 감사와 검찰의 수사가 본인의 ‘지방자치 죽이기에 항거’를 짓누르기 위한 압박으로 비치도록 하였다. 혹시라도 이재명 대표는 과거 이처럼 논점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견제와 감시를 피해 시정을 펼치는 데 있어 전횡을 저지른 것은 아닐까?

언론 보도를 통해 보노라면 배우자를 둘러싼 위법 의전, 성남FC, 백현동 및 대장동과 관련한 여러 문제 제기가 성남시 의회에서 이루어져서 소명자료와 시정조치를 요구하였다. 그러함에도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재직한 12년 내내 이를 무시하며 당당히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로 등극하였으며, 낙선 이후에도 통상의 사례와는 달리 의회 제1당의 대표로 올라섰다.

이와 같은 일이 어떻게 하면 가능했을까? 일각의 눈으로 보자면 비리 사범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든 인물임에도 말이다. 검경과 행자부 등 2중 삼중의 견제와 감시망 속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갖은 비리와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의문의 열쇠를 전직 대통령의 입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민주주의가 정착한 현대사회에서 절대 필수불가결한 견제와 감시를 다음과 같이 일컫었다.

“대단히 무례한 짓”.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원문출처: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21004580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