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수사 갈등에…이재용 기소여부 결론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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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에 2주째 대면 아닌 서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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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의사결정 지휘체계 작동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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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싸우더라도 할 일 해야”
산적한 현안에도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이 2주 동안 대면하지 않는 배경에는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두 사람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3일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며 수사팀의 허를 찔렀을 때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뜻을 모아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검찰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 등에 대한 불기소와 수사 중단을 권고하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어도 검찰이 이 부회장을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던 이유다. 그러나 그 뒤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결론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이 부회장과 삼성을 옹호했던 교수가 수사심의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불공정 심의’의 민낯까지 드러났지만, 수사심의위 권고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사와 칼럼을 통해 이 부회장을 불기소하라는 일부 매체들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참모가 대거 물갈이된 인사에서부터 누적된 갈등이 대검 업무 체계를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사건의 경우 전국의 반부패부 수사를 관할하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검찰총장에게 경과를 보고하고 조언하는 절차도 중요하다. 하지만 올해 1월 윤 총장 측근을 솎아낸 검사장 인사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이 윤 총장과 껄끄러운 관계에 놓이면서 수사 현안을 긴밀하게 논의하는 자리 자체가 드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주례 대면회의도 연달아 무산되면서 삼성 수사 지휘체계가 작동을 멈춘 것이다. 검·언 유착 의혹 수사의 불똥을 맞은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수사팀은 현재 최종 기소 범위 정도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시민사회는 검찰을 향해 “싸울 때 싸우더라도 할 일은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검·언 유착 의혹 수사를 놓고 갈등하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삼성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경제민주주의21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승계 사건 수사 결과와 상관없는 검찰 내부 갈등을 이유로 경제정의 구현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출처 및 원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2897.html#csidx98083fe0b8918b6a460b7e90901ff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