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공무원들에게도 뇌물”…
회계부정으로 뒷돈 마련
[앵커]
한 농업법인이 농어촌공사로부터 골프연습장 부지를 시세의 반값에 넘겨받고, 이 과정에서 8천만 원의 뒷돈을 줬다는 의혹 전해드렸는데요.
취재팀은 법인 내부 자료를 좀더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8천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농어촌공사 직원의 인척 명의로 된 수억 원 상당의 수상한 주식계약서, 그뿐만 아니라 회계장부에는 관련 공무원들에게도 전방위로 뒷돈이 간 정황도 추가로 포착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법인의 회계 부정도 의심했습니다.
김효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두레농산에 골프연습장 부지를 반값에 매각하면서 현금 8천만 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농어촌공사 직원은 김모 팀장입니다.
그런데 취재팀은 김 전 팀장의 한 인척이 한두레농산측과 맺은 주식 계약서를 입수했습니다.
법인 이사 2명이 진 모 씨에게 주식 2억 원 어치를 판 것으로 돼 있습니다.
매입 당사자 진 씨는 법인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전 팀장의 처남입니다.
주식매매 계약 시점은 2007년 4월.
한두레농산 계열사가 농어촌공사 부지를 반값에 사들이려 했던 바로 그 시깁니다.
(중략)
한두레농산과 계열사 4곳이 2005년부터 5년간 작성한 내부 회계장부에서는 공직사회에 대한 전방위 로비 정황도 나옵니다.
장부에는 광주시와 광주 광산구청 공무원, 농어촌 공사 일부 직원들의 이름, 직책과 함께 7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 금액이 적혀 있습니다.
돈을 전달한 장소인 듯 시청 주차장과 금호지구, 수협 앞 등 특정 장소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지출 항목에는 공무원 휴가비나 일반 경비, 심지어 노트북 구입비나 농어촌공사 직원 가족의 소득세라고 적혀 있습니다.
(중략)
그렇다면 이런 뒷돈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회계장부에는 가지급금, 다시 말해 임원들이 회삿돈을 빌려 간 것으로 적혔습니다.
뒷돈을 마련하기 위해 허위로 지출항목을 적는 회계부정를 저지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중략)
이에 대해 당시 한두레농산 공동 대표를 맡고 있었던 지역 건설사 대표 한 모 회장은 영업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 한두레농산에서는 자금을 빼 쓰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중략)
회계 전문가들은 오너를 위한 전형적인 회계부정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김경율/경제민주주의21대표/회계사 : “뒷돈 거래라던가 인허가 과정에서의 밝힐 수 없는 거래, 부당한 거래 이런 것들이 회사의 장부에 나타날 수 없으니까 이걸 단 한 줄 가지급금으로 나타내버리는 거죠.”]
뒷돈과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한두레농산과 건설사 한 회장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농업법인의 불법 설립부터 ‘헐값 부지 매입’까지.
공직사회에 대한 전방위 뒷돈 살포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과 자료까지 나오면서 사법기관의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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