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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웍스]250202_’구세주 트럼프’의 거대한 거짓말에도 미국이 그를 선택한 이유

2025년 02월 2일

‘구세주 트럼프’의 거대한 거짓말에도 미국이 그를 선택한 이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했다. 취임 첫날부터 어김없이 ‘트럼프가 트럼프했다’.

지난 정부를 대놓고 나라를 망가뜨린, 악하고 타락한 세력이라 맹비난하고, 미국을 다시 세계 최강국가로 만들어낼 구세주로 자신을 치켜세웠다. 처음이 아닌데도 당당한 허세와 단순명료한 사이다 화법의 아무말 대잔치는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다. 가짜 선동과 실현 불가능한 약속들, 일관된 말바꾸기가 때로는 당혹스럽고 때로는 허탈하다. 즉흥적으로 내뱉는 듯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가 들썩인다. 그러나,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진짜 속내가 뭔지는 다 추측의 영역이다. 불확실성을 무기로 사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에 세계 각국의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거침없이 쏟아냈던 무수한 흑색선전과 거짓말 중에서 압권은 지난 4년 동안 미국이 쇠락했다거나 미국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는 주장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바이든 임기 4년은 미국경제의 독주가 다시 시작되어 굳건하게 이어진 시간이었다. 아마도 팬데믹 종식 이후의 세계 경제를 특징짓는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면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다. 미국을 제외한 G7 선진국은 0∼1%대로 처참한 수준이고, 초강력 글로벌 성장엔진이었던 중국마저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성장률 회복은 불감생심이다. GDP 성장률뿐만 아니라 생산성 지표에서도 미국은 다른 주요국들을 압도한다. 미국의 나홀로 성장 덕분에 미국 증시는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고, 눈덩이 재정적자에도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갔다.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이 미국 국가안보의 최대 위협이라는 미국 정치권의 공통된 위기의식은 명확한 실체가 있지만, ‘자주권을 상실하고 다른 나라들에 이용만 당해온 미국의 쇠락’은 망상에 가깝다. 그럼에도 미국 국민 대다수는 거대한 거짓말로 쌓아 올린 ‘구세주 트럼프’의 재림 신화에 힘을 보탰다. 전 세계의 부러움을 살만한 실물경제와 자산시장의 동반 호황 속에서 민주당 선거 참패의 원인이 ‘먹고사는 경제 문제였다’는 역설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부은 초대형 부양책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임대료 폭등과 치솟는 물가로 인한 고통은 외면한 채, 글로벌 시장에서 떼돈을 버는 대기업에 아낌없이 보조금을 지원하고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 성장에 대한 중산층의 누적된 분노와 반감이 트럼프의 거대한 거짓말을 압도했다.

민주당은 억울할 수 있지만, 다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더 많은 성장을 국민이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직시해야 한다. 조기 대선을 코앞에 둔 2025년 한국 사회가 곱씹어봐야 할 지점이다.

조혜경 경제민주주의2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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