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 언론속의 경민21

[경기일보]220104_[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대통령 후보의 공약

2022년 01월 4일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대통령 후보의 공약

 

새해가 밝았다. 3월9일에는 임기 5년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해이기도 하다. 특정 후보를 뽑는데 과거의 행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에 대한 약속 또한 중요할 것이다.

20대 대선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기에 앞서 지난 대통령들의 공약 이행률을 살펴보자. 한 언론사의 보도로는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각 대통령의 이행률을 4년 차 기준(단 김대중 전 대통령은 5년 차) 18.2%, 41.8%, 39.5%, 41.0%, 17.5%로 평가한다. 자료의 출처를 해당 언론은 경실련, 국무조정실과 문재인미터로 밝힌다. ‘문재인미터’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을 체크하기 위해 개설한 사이트로 평가 과정엔 참여연대, 나라살림연구소, 환경운동연합 등 1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이행률이 17.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도 180석에 달할 만큼 절대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다. (중략)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2017년 4월 발간한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을 찾아봤다. 44쪽에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를 근절시키겠다’고 했으며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고’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 추진’을 약속한 바 있다.

2021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공정거래법 위반, 임대주택법 위반 등 12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가석방한 바 있으며, 같은 달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가석방했다. 그가 수감된 이유는 경영상 목적이 아닌 본인 개인의 승계를 위한 뇌물을 제공한 혐의였고, 그 원천이 회사로부터 횡령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며, 국민들께서도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힘으로써 본인 스스로 공약을 짓이겨 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공약집 57쪽에서는 ‘공무원의 민간인 불법사찰 방지법(불법사찰죄 신설)을 마련해 공무원의 해당 직무와 무관한 민간인 비공개 정보 수집 행위를 처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중인 사건과 관계없는 민간인에 대해 무차별적인 정보수집을 해왔음이 알려졌다. 나아가 “인터넷상 익명 표현의 자유 보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며 ‘온라인상의 익명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개별법(공직선거법, 게임산업법 등)상의 인터넷실명제 폐지’를 운운하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새해 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 게시판을 재오픈하면서 실명제로 운영하고 있으며 종전 권리당원게시판과 정책제안게시판은 영구폐쇄했다.

이쯤 되면 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 후보의 공약은 믿는 사람이 바보인 공약(空約)인 셈이다.

지난해 말 온라인 공간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논란의 핵심에도 집권 여당 후보의 명확한(?) 경제 지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요 정당 후보들의 경제공약이라도 짚어보고자 누리집 등을 찾았으나 아쉽게도 모든 정당이 완결된 형태의 공약집을 아직은 내보내지 않은 것 같다. 지난해 12월3일 기준으로 국민의힘 후보만이 1차 공약집을 내놓은 것으로 보도된다.

눈에 띄는 것은 작전주로 큰돈을 벌었다고 스스로 밝힌 이재명 후보가 속한 민주당 누리집에는 ‘이재명은 합니다. 소확행 공약 27’이라는 제목 아래 ‘시세조종, 주가조작 근절! 공정한 시장 질서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약속한다. 일견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말이면서도 이게 지금 민주당이 할 소리인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형금융사기 사건이 줄을 이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라임펀드, 옵티머스펀드, 디스커버리펀드 등 사건은 응당 각종 시세조종, 주가조작 등이 의심됐으며 주요 피의자의 입에서 권력 핵심을 비롯한 현역 정치인들의 이름이 새어 나왔다. 그뿐만 아니라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출신,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재직 경력, 문재인 대통령 특보 출신, 조직폭력배 전력 등 연루된 이들에 비춰 권력형 비리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으나 정치인들에게는 사실상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한 현자의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한다. “공약이라고 하니 진짜 지키는 줄 알더라”.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출처 :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95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