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은 이재용 사면론 부채질 말고
경제민주화·재벌개혁 공약 이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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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재용 사면에 “경제 변화”, “국민의 공감대”긍정적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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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재벌개혁’ 공약과 달리 재벌 친화적 태도로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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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은 사회 정의와 법치주의 훼손하는 것
1. 어제(6/2) 문재인 대통령은 4개 그룹(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대표들과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관한 건의에 “고충을 이해한다.” 이어서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https://bit.ly/3uV8PxL)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더욱더 높여나갈 필요성이 있는 것이 사실”, “형평성과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한 것에 이어서, 이번에도 이재용 부회장 사면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문재인 정부의 의중이 이미 어디에 무게가 실려 있는지 일관적으로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2. 경제 변화와 국민의 공감대를 앞세우는 것은 구실이다. 2017년 4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발간된 더불어민주당 공약집에는 경제민주화(42쪽부터) 공약으로 “재벌의 불법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 근절”과 “횡령, 배임 등 경제범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과 사면권 제한 추진” 등 재벌개혁에 관한 약속이 있다. 똑같이 공약으로 내세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26쪽부터)에 관하여 사회적 갈등을 증폭하면서까지 무리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경제민주화에 관해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 공정거래법 개정,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 논의 등 재벌 친화적으로 변질되더니 급기야 정권 말미에 이르러서는 이재용 부회장 사면에 관해 우호적인 기류를 형성시키고 있다.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으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래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관해서는 나 몰라라 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 국정 운영의 무게가 어디에 실려 있는지 드러나는 대목이자, 이재용 사면 논의를 두고 경제 변화와 국민의 공감대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발언이 무색한 이유다.
3.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한 것과 같이 일부 사면에 우호적인 여론이 있다고 해도, 그것이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수감되고 기업의 지배권 승계 작업으로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범을 사면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이미 지난 4월 28일 우리 단체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은 “개인의 사익을 위해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정권 실세에게 불법 로비를 일삼았던 중범죄자에게 사면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애초에 어불성설”이자 “삼성은 이 부회장의 개인 기업이 아니며, 총수가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단순한 경제 논리로 그 결과를 뒤흔들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https://bit.ly/3fNGCoe) 즉,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된다면 사회 정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며 그 결과는 삼성그룹의 이익에도, 국민의 이익에도 직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4.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일부는 경제적인 변화에 따라 국민의 공감대만 확인되면 곧장 가능하다는 듯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 사면론에 기대감을 부채질하지만, 공약에 비춘다면 사면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은 집권부터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180석 확보까지, 국민의 공감대는 정부와 여당의 경제민주화 및 재벌개혁 공약에서 더욱 확실히 드러난다. 이에 대통령과 여당은 초심으로 돌아가 이재용 사면론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공약이행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