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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워치]201130_”이동걸, 국민 배임죄”…막판까지 거센 반대론

2020년 11월 30일

“이동걸, 국민 배임죄”…막판까지 거센 반대론

 

  • 빅딜 운명 쥔 법원 판결 앞두고
  • 시민단체·여당 줄줄이 반대 목소리
  • 아시아나 균등감자에도 ‘금호 무책임’ 지적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빅딜’의 운명을 좌우할 재판 결과가 금명간 나온다.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을 법원이 기각하면 빅딜은 계획대로 추진되지만, 인용되면 무산된다.

이번 빅딜의 ‘밑그림’을 그린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국내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 결과 발표를 코앞에 두고 시민단체, 노조, 학계, 여당 등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산은 해명에도 시민단체·여당 줄줄이 반대

첫 번째 논란의 핵심은 재벌 특혜다. 산은의 공적자금 8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이 아닌,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한진칼에 투입되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산은은 지난 16일과 19일 2차례에 걸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조기 진화에 나섰다. 당시 이동걸 산은 회장은 “불가피하게 (한진칼에) 들어갔다”며 “단 산은은 한진칼 1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편들지 않는 중립적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중략)

30일 참여연대는 “산은의 자금은 대한항공에 투입되는 것이 합당하며 한진칼에 8000억원을 유상증자하는 것은 경영권 분쟁 중인 한진칼에서 조원태 회장을 지원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한진칼은 ‘3자 주주연합'(KCGI·반도개발·조현아)이 45%대, 현 경영진인 조원태 회장 측 우호세력이 41%대 지분을 쥐고 치열한 경영권 분쟁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 경영진을 상대로 빅딜을 추진하는 산은이 한진칼 증자를 통해 지분 10%를 확보하게 되면 지분구조는 조 회장 쪽으로 기울게 된다.

시민단체의 반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4일 경제민주주의21은 “산은이 ‘대출+합의각서’ 등 다른 방식을 모두 배제하고 한진칼의 경영권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자금구조를 설계한 것은 변칙적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7일 경제개혁연대는 “산은이 조 회장 백기사를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국책은행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됐던 여당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 등 7명은 “한진칼에 자금을 투입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있는 총수 일가를 지원하는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금호산업 박삼구, 수백억 인수대금 받는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은 채 혈세 8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가진 금호산업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은 채 혈세를 투입한다는 지적이다.

매각까지 몰린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위기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만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순손실은 2018년 1956억원, 2019년 8179억원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경영난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참여연대는 “박삼구 전 금호 회장은 항공정비, 기내식 등 지상조업 업무를 10여개 비상장계열사로 분리한 뒤 자신이 이사장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의 자·손자회사로 만들어 그 배당이익을 챙겨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란은 아시아나항공 감자 과정에서도 불거졌다. 이달 초 아시아나항공이 모든 주주의 주식 수를 3분의 1로 줄이는 ‘균등 감자’를 추진하자 소액주주 등은 “기존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금호산업이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식수를 일반 주주보다 더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균등감자한 뒤 대한항공이 인수하게끔 할 경우 종전 부실 경영자인 금호산업과 박삼구 전 회장 측은 수백억원의 인수대금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 19일 간담회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30.8%)은 이번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이 지분은 통합작업 완료 후 시장에 매각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채권(3조3000억원)회수에 사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빅딜 불발시 ‘산은 책임론’ 후폭풍

산은이 기획한 항공빅딜에 잡음이 끊이지 않자 산은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동걸 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딜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파산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등의 발언이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이 발언에 대해 참여연대는 “(그가) 시장에 위기의식을 연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을 부정하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점에서 국책은행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재벌특혜 등으로 볼 수 있는 많은 문제점과 풀리지 않은 의문점에 대해 산은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면 “이동걸 회장 등 책임자들은 국민에 대한 배임죄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민주주의21은 “산은의 한진칼 지원은 통상 마찰, 한진칼에 대한 경영 개입은 투자자 소송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도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빅딜 무산시 책임을 져야한다”며 “거취에 대해선 저보다 훌륭한 분이 와서 해주시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원문출처: http://news.bizwatch.co.kr/article/industry/2020/11/30/0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