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 펀드’ 우려에 ‘뉴딜펀드 7문7답’으로 적극 해명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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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그린 신산업, 자산운용사들도 본격 투자 제안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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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구체성 측면 과거 펀드와 차별화”…관건은 국민 투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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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70조 투자 결정, 부실화 우려”…사회적 비용 등 비판 여전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계획에 대해 뉴딜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사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 ‘관제펀드’의 역사를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자 정부가 해명에 나섰다. 민간 투자를 끌어들여 투자 성과를 국민들에게 돌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국민참여’가 얼마나 이뤄질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6일 ‘뉴딜펀드 관련 7문7답’ 자료를 내고 “한국판 뉴딜에는 향후 5년간 160조원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이며 이달 초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이미 21조3000억원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에는 데이터댐 구축, 5세대(G)·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정부 등이 제시돼 있다.
금융위는 “예산안을 통해 뉴딜 사업 내역들이 제시된 만큼 자산운용사 등에서 관련 투자 프로젝트들을 본격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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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뉴딜펀드가 금융 원리를 부정하고 투자 위험을 혈세로 떠받친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경제민주주의21은 논평을 내고 “정부는 뉴딜 지원의 사회적 비용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뉴딜 사업의 구체적 지원 대상이 무엇이든 사업은 투자위험을 가지고 있고 손실 분담의 주체가 달라질 뿐”이라고 밝혔다.
70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금융권에 대해 자본 적정성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정책 방향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주의21은 “덜컥 70조원의 지원 규모부터 결정해놓고 그 지원에 대해서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은 금융감독 원리의 근본에 배치되고, 금융투자가 부실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뉴딜펀드가 이전 정부와 같이 ‘관제펀드’로 귀결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반 시민들의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사실상 원금 보장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나섰기 때문에 안전 추구형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뉴딜펀드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할 만큼 매력이 있느냐,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작지 않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정책형 뉴딜펀드를 ‘원금 보장, 연 3% 안팎 수익률’로 설정할 계획이었으나 비판이 일자 다소 목표치를 낮췄다. 뉴딜 분야 특성상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도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일반 투자자는 목돈을 장기간 묶어두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펀드 투자 대상으로 수소충전소,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을 제시했는데 수익이 나려면 시간이 필요한 분야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뉴딜펀드는 재정이 할 일과 금융이 할 일을 뒤섞어 놓은 것이 근본 문제”라며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을 벌이면서 상품 형태나 투자 대상도 구체화되지 않았는데 정부가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