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 “왜 꼭 이성윤 수사팀이어야 하나?” 공정성 시비
- MBC, 제보자X 관련 수사 공정성 시비
- 한동훈 검사장과 악연, 이해충돌 소지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검사장 회의에서는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휘가 위법·부당하다는 의견과 특임검사를 지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러 차례 나왔다고 한다. 특히 ‘특임검사’ 방안과 관련해선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공정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말 MBC의 ‘검언유착 의혹’ 보도 이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이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한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가 맡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동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연수원 23기)이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 수사팀은 MBC가 유착 당사자로 지목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이 전 기자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정하는 등 수사를 상당 부분 진행했다.
그런데 MBC 역시 이철 전 대표 제보를 근거로 ‘최경환 전 부총리 신라젠 투자설’을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제보자X’로 알려진 지모씨는 여권 인사의 비리 자료가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채널A 이 기자를 속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고발돼 있지만 이들에 대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씨는 검찰 소환 조사를 거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도 “균형을 잃은 수사”라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협박이냐, 공작(工作)이냐”
이런 이유로 검찰 안팎에서는 이 사건이 ‘검언유착 의혹’인지, MBC의 ‘함정보도 의혹’인지를 정확히 가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전 기자 측은 지씨가 먼저 ‘검찰과의 교감이 있는 것이냐’고 묻고 검찰 간부의 ‘선처 약속’을 집요하게 요구하며 몰래 카메라를 대동한 MBC 취재진과 자신을 덫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김경율 회계사도 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협박이냐 공작이냐, 이 여덟 글자가 사건의 본질을 명확히 드러낸다”며 “무엇이 두려워서 정권의 운명을 걸고 이러는 것인가, 무소불위의 힘을 거침없이 휘두르는 권력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평검사들도 “MBC 함정보도 의혹은 기자와 한 검사장에 대한 강요미수 혐의 성립 등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실 관계이고, 수사의 공정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황”이라며 “MBC나 지씨에 대한 압수수색도 초기에 병행 돼야 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평검사들이 돌려보고 있다는 ‘검언유착 의혹 VS MBC 함정보도 의혹’이라는 제목의 글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런 쟁점 때문에 윤 총장과 이 지검장 모두 지휘를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특임검사’를 지명해야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한다.
출처 및 원문: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4/202007040067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