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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17호]200726_권력의 타락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한다

2020년 07월 26일

권력의 타락과 민주주의의 후퇴를 우려한다

 

  • 소위 ‘검언유착’ 사건은 권력이 개입된 ‘권언유착’ 파동으로 비화 중
  • MBC, KBS 보도는 선의에서 비롯된 단순한 취재 실수로 보기 어려워
  • 만일 언론을 이용한 권력의 검찰 길들이기라면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
  • 추 장관은 지휘서신 철회하고, 검찰은 이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수사해야

 

  1. 소위 ‘검언유착’사건의 성격이 점점 권언유착파동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공모 혐의가 사실상 근거가 희박한 억지 주장이었음이 이 기자 측이 공개한 녹취록과 녹음 파일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2020.7.24. 개최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결론 역시 이런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한 검사장의 공모를 전제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발동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 역시 정당성의 근거를 상실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조선일보는 이 사건에 대한 KBS 오보가 3의 인물이 말한 내용을 KBS가 그대로 보도한 것이라고 보도(https://bit.ly/3jHFPVN)함으로써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 ‘제3의 인물’이 수사 내용에 접근할 수 있는 자였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경제민주주의21(대표: 김경율 회계사)은 이번 사건이 ‘검언유착’을 빙자해서 권력이 검찰을 길들이려 한 ‘권언유착’ 파동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과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권력의 타락과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인식 하에,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서신을 철회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지휘하여 MBC KBS 보도의 전모를 철저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1. 소위 ‘검언유착’으로 규정된 이번 사건이 ‘권언유착’ 가능성 쪽으로 그 성격을 급선회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측이 지난 2020.7.19.~7.20.에 걸쳐 공개한 녹취록(https://bit.ly/300Bm8B)과 녹음 파일(https://bit.ly/2Btu5ES)이었다. 이들 자료에 따르면 2020.7.18.에 KBS가 보도한 ▲“한동훈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는 점 ▲“총선을 앞두고 보도 시점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점 ▲“이 전 기자는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말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 등은 모두 녹취록에 없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KBS가 이런 허위 사실을 스스로 지어낸 것인지, 아니면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가 KBS에 이런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인지 등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었다.

 

  1. 이와 관련해 KBS는 이 오보가 약 한 달여에 걸친 다양한 취재를 종합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조선일보는 3의 인물KBS 기자 사이에 있었던 대화의 녹취록을 확보한 후, 이에 근거하여 KBS가 이 ‘제3의 인물’이 말한 허위 사실을 검증 없이 그대로 보도한 것이라고 밝혔다(https://bit.ly/3jHFPVN). KBS가 당사자들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이를 단독보도로 처리할 정도로 ‘제3의 인물’의 발언을 신뢰했다는 점에서 이 ‘제3의 인물’은 이 전 기자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만이 보유한 녹취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착각을 유발할 정도의 지위에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바로 여기서 이번 사건이 이 전 기자와 한 검사장이 공모한 ‘검언유착’사건이 아니라, 권력과 언론이 검찰 길들이기를 위해 공모한 ‘권언유착’파동일 가능성이 나오는 것이다.

 

  1. 이번 사건이 ‘권언유착’파동일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요구한다.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상당한 주저함 속에서도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것을 지켜봤던 이유는 검찰총장의 최측근이 일부 언론과 결탁하여 부당한 방식으로 정치인의 뒷조사를 했을 가능성이 주는 엄중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만일 ‘권언유착’이 이번 사건의 전정한 본질이라면 이에 대한 진실 규명 방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 혐의의 근거가 사실상 희박해진 지금, 이런 공모 가능성에 기대어 발동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은 좋게 말해서 그 논리적 타당성을 상실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재량권의 남용에 가깝다. 또 녹취록과 관련한 허위 사실의 유포 경로는 이번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둘러싼 현재의 여건이 공정한 수사를 담보하기보다는 사건 수사에 빗대어 부당한 언론 조작을 시도하는 불법으로 얼룩졌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따라서 지금은 현 수사팀을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필요성보다 현 수사팀을 둘러싼 주변의 일탈 시도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

 

  1.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그리고 권력이 부패한 곳에 민주주의가 꽃필 수 없다. 민주주의가 다양한 수단을 통해 권력의 부패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장치를 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 만일 권력이 언론을 활용하여 자신들에게 불리한 수사를 강행하는 검찰을 길들이려고 했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경제민주주의21이 현재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가능성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권력의 타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원점에서 전면 재조명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에 경제민주주의21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서신을 철회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원점에서 다시 수사를 지휘하여 MBC KBS 보도의 전모를 철저히 밝힐 것을 촉구한다. 끝.

 

 

첨부: ED200726_논평17호_권력의_타락과_민주주의의_후퇴를_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