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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06호]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2020년 04월 11일

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부 기피신청 기각,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 논리도, 사실 확인도 모두 잘못된 엉터리 결정

  • 미국 연방양형기준에서 준법감시제도 운영은 회사의 감경 사유일 뿐

  • 준법감시제도의 양형 참작에 관한 정준영 부장판사의 발언 번복은 외면

  • 피해자 기업에 준법감시제도 마련하는 것이 가해자의 반성일 수 없어

  • 특검은 파기환송심의 공정한 진행을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해야

 

  1. 최근(4/17) 언론 보도(https://bit.ly/2wXE8Qs)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의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해 2020.2.24. 특검이 제기한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 부장판사가 ▲미국 연방양형기준과 실제 시행 중인 제도 등을 참고하도록 한 것”일 뿐이고, ▲준법감시제도가 현행 양형 사유인 진정한 반성에 해당할 수 있으며, ▲정 부장판사가 단정적으로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양형 사유로 삼겠다고 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기각 사유로 적시했다. 그러나 경제민주주의21(대표 : 김경율 회계사)은 이번 기각 결정이 ▲미국 연방양형기준의 법리를 오해하고, ▲양형 사유에 대한 정 부장판사의 입장 번복이라는 팩트를 외면한 엉터리 결정으로, ▲재판부의 요구에 의한 사후적 행동이 진정한 반성의 발로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특검이 파기환송심의 공정한 진행을 위한 노력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2. 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정 부장판사의 재판 진행이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행위에 대한 양형과 관련하여 “미국 연방양형기준과 실제 시행 중인 제도 등을 참고하도록 한 것”일 뿐이라고 보았으나, 이는 미국연방양형기준의 법리를 오해한 판단에 불과하다. 본 단체가 지난 2020.1.20. 발표(「이재용 삼성 부회장 파기환송심에서 범죄행위 이후에 설치된 준법감시위원회를 양형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소고」)한 바와 같이 미국 연방양형기준에 따르면 ▲준법감시제도를 다룬 연방양형기준 제8장은 개인이 아니라 회사와 같은 조직(organization)에 대한 양형 사유일 뿐이며(§8A1.1),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범죄행위가 발생한 시점에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을 때에만 적용가능하며(§8C2.5(f)(1)), ▲이 경우에도 조직의 고위 임원이 범죄에 가담하거나 범죄 행위를 묵인한 경우에는 위의 감경은 적용하지 아니하고(§8C2.5(f)(3)), ▲오히려 처벌을 가중한다.(§8C2.5(b)(1)A(i))

 

<미국 연방양형기준 주요 조문 발췌>

This chapter applies to the sentencing of all organizations for felony and Class A misdemeanor offenses. (§8A1.1) (1) If— (A) the organization had 5,000 or more employees and (i) an individual within high-level personnel of the organization participated in, condoned, or was willfully ignorant of the offense; or [중략] add 5 points (§8C2.5(b)(1)A(i)) If the offense occurred even though the organization had in place at the time of the offense an effective compliance and ethics program, as provided in §8B2.1 (Effective Compliance and Ethics Program), subtract 3 points. (§8C2.5(f)(1)) Except as provided in subparagraphs (B) and (C), subsection (f)(1) shall not apply if an individual within high-level personnel of the organization, a person within high-level personnel of the unit of the organization within which the offense was committed where the unit had 200 or more employees, or an individual described in §8B2.1(b)(2)(B) or (C), participated in, condoned, or was willfully ignorant of the offense. (§8C2.5(f)(3))

 

  1.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는 개인의 범죄이기 때문에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의 사유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 기준의 제3장부터 제5장의 사유가 적용되는 것이며, ▲상법 제542조의13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5조의 규정에 의해 비금융회사에는 준법지원인이, 금융회사에는 준법감시인이 이미 설치되어 있었으나 범죄행위 시점에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 §8C2.5(f)(1)의 감경 사유를 적용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 그룹의 총수이기 때문에 §8C2.5(f)(3)의 감경 배제 사유에 해당하여 감경 사유의 적용 자체가 배제된다. 따라서 정 부장판사가 재벌 그룹의 총수라는 최고위 의사결정자의 개인 범죄로서 이미 관련 법률의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운영되던 준법감시 프로그램이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범죄에 대해 미국 연방양형기준을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미국 연방양형기준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1. 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또한 정 부장판사의 재판상 발언에 대한 팩트를 무시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언론 보도(https://bit.ly/3eBbp4Q)에 따르면 정 부장판사는 2020.1.17.의 제4차 공판에서 “삼성에서 설치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는지를 살펴 이 부회장의 형을 정하는 데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는 준법감시제도는 “재판의 진행이나 결과와는 무관”하다는 2019.10.25.의 1차 공판에서의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다. 두 공판에서의 정 부장판사의 발언은 대략 아래와 같다.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제1차 공판에서의 정준영 부장판사의 발언 >

“오늘 공판 마치기 전에 몇 가지 사항 덧붙이고자 합니다. 다만 파기환송심 재판 시작된 지금 이 시점으로서는 이 사항[아래에 언급하는 몇 가지 사항을 말하는 것으로 그 중 첫 번째 사항이 준법감시위원회 부분임] 재판진행이나 재판결과와는 무관함을 먼저 분명히 해둡니다.” (2019.10.25. 제1차 공판)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제4차 공판에서의 정준영 부장판사의 발언 >

“오늘 변호인 측에서 제출해주신 삼성의 새로운 준법감시제도. 이 부분.. 이 부분은.. 기업범죄 양형 기준의 핵심적 내용으로 1991년 제정된 미국의 연방양형기준 제8장에 언급된 양형 사유입니다. 여기 의하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합니다. 미국연방법원은 기업범죄로 재판 받는 기업에 대해 실효적 준법감시제도를 명하고 전문가를 통해서 그 시행과정을 평가하고 감독했습니다. 통계를 보면 2002년 2016년 사이 연방법원은 무려 530개의 기업에 대해 실효적 준법감시제도 명령했다고 합니다. 다만 이런 제도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즉 실효적으로 운영돼야만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2020.1.17. 제4차 공판)

 

 

  1. 정 부장판사는 제4차 공판의 발언에서 ▲미국 연방양형기준이 기업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임을 적시하면서도 개인이 기업에 대해 저지른 범죄인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에 적용하려고 시도하였으며, ▲상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삼성 계열회사들에 준법지원인, 또는 준법감시인이 이미 설치되었지만 이 부회장의 범죄 시점에 실효적으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팩트를 완전히 무시하였으며, ▲관련 법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임의로 이재용 부회장의 변호인 측에서 제출한 삼성의 새로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면 이를 양형 조건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하여 제1차 공판의 발언을 번복하였다.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이러한 정 부장판사의 사실 인식 오류와 법리 오해에도 불구하고, “정 부장판사가 단정적으로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양형 사유로 삼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정 부장판사는 이를 단순한 가능성의 차원에서 말한 데 그치지 않고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이 제안한 새로운 준법감시제도가 실효적으로 운영되는 지에 관하여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해 삼성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점검하려 한다고 천명하고, 구체적으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3명의 위원으로 위원단을 구성할 계획이고, 그중 한 명으로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제안하였다. 결국 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정 부장판사가 단순한 가능성만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제안하고 그 1인을 주도적으로 추천함으로써 매우 구체적으로 양형사유 참작을 시도한 점을 외면한 것이다.

 

  1. 더 큰 문제는 이 부회장이 횡령 범죄를 통해 삼성의 계열회사에 재산상 피해를 입힌 가해자이고, 삼성의 계열회사들은 횡령 범죄에 관한 한 피해자들이라는 점이다. 결국 정 부장판사는 피해자들이 어떤 시정 행위를 하면, 가해자의 형량을 감경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언어도단의 논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번 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이런 언어의 유희를 보고도 새로운 준법감시제도 도입이 진지한 반성에 해당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판단을 한 것이다.

 

  1. 주지하듯이 이재용 부회장의 횡령 및 뇌물 사건은 단순한 기업 최고경영자의 일탈이 아니라, 자신의 승계 문제를 위해 우리나라 최대 재벌의 총수가 대통령과 부당하게 거래한 국정농단의 핵심 사안이며, 그 결과 현직 대통령의 탄핵까지 촉발한 중대 사안이다. 따라서 파기환송심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고법 형사1부는 물론이고, 정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3부는 모두 이 사건의 중대성을 가슴에 새기며, 엄정하게 법리와 사실에 입각한 판단을 내려야 마땅하다. 그러나 정 부장판사는 이미 이런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재판 진행을 보였으며, 기피신청 기각 결정은 이런 부적절한 재판 진행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경제민주주의21은 정 부장판사의 부적절한 재판 진행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이번 기각 결정을 개탄하며, 특검이 파기환송심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노력을 경주할 것을 촉구한다. (끝)

 

 

첨부 : ED200421_논평06호_이재용_파기환송심_재판부_기피신청_기각_도저히_납득할_수_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