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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221206_[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영구기관(永久機關)에 올라탄 국회의원

2022년 12월 6일

[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영구기관(永久機關)에 올라탄 국회의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28년간 국제·정치·문화·사회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치며 통찰력과 전문역량을 증명한 언론인으로서 기획력과 정무력 판단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글 잘 쓰는 언론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김 내정자 발탁은 향후 주요 정책과 평창동계올림픽, 남북관계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메시지로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2018년 1월29일 브리핑)

“최강욱 의원의 당고모는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입니다. 집안 내력인지 몰라도 최강욱 의원이 구사하는 언어는 고급합니다. 정치하고 논리적입니다. 빈틈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리 농담이라 해도 그가 그 회의 분위기에서 성적 모멸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언행을 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못 됩니다…. 우리 연배(저와 최강욱 의원은 학번이 같습니다)는 이제 만만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런 단어 입에 담기 불편하고 민망합니다. 하물며 그런 상황에서….” (출처 류근 페이스북)

“이것 하나만은 장담할 수 있다. 이전투구의 정치판에서 대나무 부러지듯 꺾일지언정 알량한 기득권에 안주하거나 불의에 타협하는 정치인으로 타락하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다. 그를 가까이에서 수십년 지켜본 스승으로서 감히 단언하건대, 서른여덟의 ‘청년’ 김남국의 이력에는 ‘오점’이 없다.” (‘내 제자 김남국 변호사는 이런 사람입니다’ 오마이뉴스 서부원)

21대 국회에서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키는 세 명 국회의원에 대한 칭찬 글 몇 개를 추려와 봤다. 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유독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정치인들끼리 혹은 주변 인사의 상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른 직군의 사람들로부터는 쉽게 찾을 수 없는 보기 좋은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모습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으니 ‘영구기관’이다. 이 단어의 뜻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밖으로부터 에너지의 공급을 받지 아니하고 외부에 대해 영원히 일을 계속하는 가상의 기관’으로 설명한다.

정치권과 그 주변 인물들이 주고받는 칭찬을 보고 있노라면 영락없는 영구기관이다. 예컨대 A는 B를 칭찬하고 B는 C를, C는 D를, 그리고 D는 A를 칭찬하게 되면 넷이서 서로 칭찬을 주고받는 선순환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정치권에 모여든 한 명 한 명이 자질 있고, 독서를 즐기며, 정치 경제 문화 국방 등 어려운 주제에 대해서도 흡수가 빠른, 점잖은 이들이니 국민들로서도 마다할 일이 아니다. 일반인은 결혼식 주례사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약간은 낯간지러운 상찬을 이들은 나누어 가지며 국회에서, 낙하산으로 내려앉은 각 기관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이권이라는 축복을 누리며 살아간다.

이제 현실로 돌아와 앞서 세 의원의 활약상을 극히 일부분만 들여다보면 김의겸 의원은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한동훈 장관이 카메라를 의식해 민주당 이재정 의원을 엘리베이터까지 집요하게 따라가 악수를 했다”는 허위 사실을 말했으며 “지난 7월9~20일,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0여명이 자정이 넘은 시각 청담동의 고급 술집에서 만났다”는 신빙성 없는 의혹을 제기했고, 최강욱 의원은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대학원 학사업무를 방해하고 이를 부인하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으며, 업무방해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1심에서 벌금 80만원이 선고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을 논의하기 위한 당내 온라인 회의에서 여성들이 있는 가운데 동료 김남국 의원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김남국 의원은 조국 수호 집회를 주최한 개싸움국민운동본부(현 개혁국민운동본부)가 20억원의 후원금 중 4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사실을 알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있으며, 한동훈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모 교수’를 ‘한 후보자의 이모’라고 말하고, 국정감사장에서 상임위원장에게 “이 사람아”라고 막말을 하는 등 국회의원이 된 후 매년 국정감사 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영구기관을 설명하는 마지막 문장은 “열역학 제1 법칙, 열역학 제2 법칙에 위배되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원문출처: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212065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