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율의 세상 돋보기]
김부겸 총리 후보 ‘라임 펀드’ 의혹, 괜찮은가?
지난달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명했다. 유영민 비서실장은 김부겸 후보자에 대해 “정치와 사회 현장에서 공존과 상생의 리더십을 실천해 온 4선 국회의원 출신의 통합형 정치인”이라며 “코로나19 극복, 부동산 부패 청산,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전 부처를 아우르는 노련한 국정 운영을 통해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헌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김부겸 후보의 지명과 관련 공존, 상생, 통합 등 흔한 문재인 정부의 레토릭보다 먼저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라임 펀드’였다. <라임, 김부겸 사위 가족 ‘맞춤형 특혜 펀드’ 만들어줬다-헤럴드경제 2020년 11월 5일자> 제하의 보도로는 대신증권과 라임자산운용이 다른 펀드와 비교해 판매보수, 환매 방법 등에 있어 과도한 특혜를 준 비공개 펀드 ‘테티스 11호’ 가입자 6명 중 4명이 김부겸 후보의 딸과 사위, 외손자·손녀 등 일가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1명의 가입자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다. 사실상 김 전 장관 사위 가족만 가입한, ‘맞춤형 상품’인 셈이다. 나아가 테티스11호 펀드는 ‘비공개 특혜 펀드’로 펀드 운용자인 이종필 부사장이 가입해 별도로 관리했다. 다른 펀드는 매월 20일 하루만 환매가 가능하고 환매 신청 후 결제까지 한 달이 걸리지만, 테티스11호 펀드는 환매가 매일 가능했으며 환매 신청 후 4일 만에 고객에게 입금됐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환매수수료, 성과보수는 모두 0%로 설정됐다. 테티스11호 펀드는 2019년 4월18일 총 설정액 367억원으로 설정됐다. 실제 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2019년 6월3일부터 환매에 들어가 275억원이 빠져나갔다. 이후 나머지 92억원에 대한 환매 청구에 대해 다른 일반인 펀드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거절됐다. 그럼에도, 다른 투자자들이 환매중단 등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해당 펀드에 취해진 조처가 특혜였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라임 펀드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이런 이유 뿐만은 아니다. 라임 펀드와 관련해 그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라임 리스트가 정치권을 비롯한 세간을 뜨겁게 했다. 실제 리스트에 올랐던 인물 중 이상호는 금품수수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리고 함께 그 이름이 있었던 김영춘 전 의원과 기동민 의원의 경우 “실제로 형이 돈을 줬다고 그때 그거. 형은 2억5천 줬으니까. 누구냐면 부산. 그 해수부 장관 김영춘이야. 그때 울산에서 김영춘한테 직접 형이랑 가서 돈 주고 왔단 말이야”, “기동민이한테는 두 차례에 걸쳐서 거의 억대 갔어. 한 세 차례 갔겠구나. 그 선거할 때”라고 김봉현 전 회장이 말한 녹취록이 나왔다. 물론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김 전 사무총장은 “허위 주장이다. 김 전 회장과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작년 11월3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김 전 회장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되자 “김봉현이라는 사람을 모르며 돈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다. 기동민 의원 역시 2016년 총선 전후 김 전 회장으로부터 양복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른바 라임 사태는 1조6천억원대의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사건으로, 라임 펀드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14개 상장사의 경우 2017년부터 3개년 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등으로 인한 자금 유입액이 1조원을 넘김에도 불구하고 유무형자산에의 설비투자액이 1천억원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같은 기간에 고용은 감소했다. 한 마디로 자금의 행방이 묘연한 것이다. 결국, 이와 같은 금융사기 사건의 경우 엉킨 실타래는 자금 흐름의 행방을 쫓는 것이 시작과 끝임에도 이 정부 들어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폐지하는 등 자칫 덮는 데만 열중하는 것으로 비치기도 한다.
문재인 정부는 평등, 공정, 정의 따위 관심도 의지도 없는 수사를 주워 삼킬 것이 아니라,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라임, 옵티머스 펀드 등 굵직한 금융사기 사건의 자금흐름을 밝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김부겸 후보 가족의 맞춤형 특혜 펀드 의혹, 괜찮은가?
원문출처 : 경기일보(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61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