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201126_권경애 “재판부 사찰 문건? 전형적인 재판 준비 자료”

 

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가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을 공개하자, “전형적인 재판 준비 자료로 보인다”고 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필요한 최소한도에서 증거로 제출한 문건을 일부 공개한다”며 법원에 증거로 낸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 9페이지의 서류를 공개했다. (중략)

이에 대해 권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사의) 출신과 주요 판결은 나도 좀 큰 사건에서는 검색하는 것이고, ‘세평’에 기재된 내용도 판사의 재판 진행 성향”이라며 “증거를 잘 받아주는지 아닌지, 준비기일에 쟁점정리를 PPT로 하도록 하는지 등등 판사의 재판 진행 성향을 알고 재판에 임하는 것과 아닌 것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일반인들은 선뜻 이해를 못할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과거 뒤에서 의뢰인이 지켜보는데 첫 단어조차 마치지 못하게 하는 판사 때문에 얼마나 당황했는지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원래 저런 분인 걸 알고 들어갔다면 좀 덜 당황하거나 주장 입증뿐만이 아니라 법정에서 구두로 하는 절차에 관한 모든 말을 미리 다 예측하고 서면으로 미리 적어내는 등의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이후 (판사가) 기일을 3달 후로 연기하더니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교체됐다. 교체된 판사는 그와 정반대로 정말 언행이 부드러우며 재판 진행이 매끄러웠다”며 “안타깝게도 법원행정처의 ‘판사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리는 엘리트 판사였기에 그 경력이 내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이게 일반인에게는 사찰로 보이나”라며 “검사와 변호인이 판사에 대한 정보를 알아두는 목적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어 “(윤 총장이 공개한 문건에) ‘특이사항’이라고 1건이 있는데 ‘아무개 차장검사의 처제’라고 적은 것”이라며 “이건 기피신청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아마도 ‘비공개 정보’라는 모양. 헛웃음만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