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인사의 정부 비판…
‘조국 흑서’ 발간 첫날 5000부 매진
진보 성향 인사들이 저자로 참여해 조국 사태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전반을 비판적으로 다룬 ‘조국 흑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25일 초판 5000부가 완판됐다. 유명 저자의 책도 3000부 이상 나가기 어려운 출판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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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편집을 맡은 ‘천년의상상’의 선완규 편집자는 이날 “대형서점의 주문이 밀려와 1만부를 추가로 인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전우용 역사학자, 최민희 전 의원 등이 조국 사태를 우호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쓴 ‘조국백서’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에 대한 반박용으로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 변호사,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회계사 등 5명의 대담을 엮었다.
조국 흑서와 조국 백서는 다룬 내용은 같지만 집필 동기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조 전 장관 일가의 돈이 들어간 사모펀드의 성격, 조국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에 대한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다.
김경율 회계사는 흑서에서 “(조 전 장관이) 처음에는 ‘5촌 조카가 코링크PE에 관여한 바 없다’, ‘간접투자라고 해서 블루펀드에 가입했을 뿐이다’고 했다”며 “이후 2015년 12월 코링크PE에 5억원을 넣었고 2017년에도 5억원을 추가 투자한 사실이 밝혀지자, 그 돈은 투자가 아니라 대여한 것이라는 식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코링크PE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실질적 대표로 있던 사모펀드 운용사고, 코링크PE가 만든 블루펀드에는 조 전 장관 일가가 14억원을 투자했다.
또 김 회계사는 “코링크PE는 처음부터 조국의 돈으로 세워진 회사”라고, 권 변호사는 “코링크PE 설립 자본금 1억원 중 8500만원이 조국 계좌에서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서는 “코링크PE 설립 시점은 2016년 초였고, 당시는 조 전 장관이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이어서 정 교수가 투자 사실을 숨길 이유가 없었다”며 “집안 친척인 조씨에게 사업자금으로 5억원을 빌려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고 썼다. 코링크PE의 설립과 조 전 장관 부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조 전 장관 딸의 고교 시절 병리학 논문 1저자 등재,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 등 입시비리를 놓고 백서는 “불공평한 상황은 조국 후보자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계층구조와 입시제도가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흑서는 “조국이 자녀 입시에서 그렇게 무리한 것은 교육을 통해 자신의 학벌과 노동시장의 지위를 세습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평가했다.
언론의 보도를 두고도 시각이 정반대다. 백서는 “언론이 조 전 장관과 가족에 대해 검찰 정보를 그대로 받아쓰며 진실 보도를 외면했다”고 적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한 유튜브 ‘알릴레오’ 등이 기성 언론의 대안이 됐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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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인·정진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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